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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我是他非) 2020년, 2120년에는 어떻게 기억될까?

작성자 : 공무원드림 작성일자 : 2020-12-22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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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저널 = 김태훈 기자]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0년은 매우 다사다난한 해였다. 우리에게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라는 쾌거가 있던 날이었고 세계적으론 국제연맹이 탄생해 세계 평화에 대한 첫 희망을 선보였으며 미국에선 여성들이 최초로 선거권을 행사했다.

 

1920년은 여러모로 ‘다시 서기’와 같은 느낌의 한해라고 볼 수 있다. 유례없는 대전쟁과 판데믹 사태를 이겨낸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일어선 사람들의 뒤편에서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1920년,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이후 일본군에 의해 경신대참변이 일어나 수천 명의 조선인이 학살됐다. 같은 시기 일본은 훈춘사건을 조장해 본격적인 대륙 침공의 야욕을 드러냈으며 독일에선 아돌프 히틀러가 군에서 전역해 나치당 당원으로서 활약했다.

 

여러모로 우리 후손들에게 1920년은 명암이 뚜렷한 한해라고 볼 수 있다. 햇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나타난 중요한 분기점이다. 그렇다면 2020년은 100년 후 후손들에게 어떤 해로 비칠까?

 

교수신문에선 2020년 올해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아시타비(我是他非)로 발표했다. 이해 교수협회에서 경합한 사자성어는 총 6개로 이중 아시타비는 906명의 교수들 중 58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을 지녔다. 요즘 유행어로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내로남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교수신문 조사결과 다수의 응답자는 해당 사자성어와 관계된 사례로 검찰개혁을 둘러싼 ‘추·윤 갈등’을 꼽았고 ‘가짜뉴스와 대안적 진실을 앞세운 확증 편향’과 ‘각자의 입장에 경도된 언론과 논객, 지식인의 왜곡된 정치의식’ 등 여론의 공론장 세태를 겨냥하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아시타비와 함께 후안무치(厚颜無耻)를 같이 선정한 교수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후안무치는 뻔뻔스럽게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뜻으로 교수신문에 따르면 아시타비가 ‘반정부 진영에서 정부를 보는 입장’이라면 후안무치는 ‘집권세력이 야권을 보는 입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시타비와 후안무치는 비단 정치권에만 해당하는 사자성어가 아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한민국 각계각층에서 이러한 사자성어와 관련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출과 여행을 즐기면서, 다른 집단감염 사태를 비난하는 사람들이나, 허술한 방역대책으로 여러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해당 사자성어와 정확히 들어맞는다.

 

하지만 100년 전에 그랬듯이 2020년 역시 빛이 뚜렷하다. 먼저 세계적인 판데믹 사태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은 다른 선진국 이상의 시민의식과 방역 정신으로 전염병 위협을 억제했다. 이러한 방역의 성공은 그동안 한국사회에 잠재된 ‘선진국 콤플렉스’를 극복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2020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3관왕에 올라 세계 영화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또한, 판데믹에 대항하기 위해 mRNA라는 새로운 형태의 백신 개발이 탄력을 받았고 그 효과가 기존의 백신보다 높은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드러났다. 또한, 언텍트 시대가 본격화 해 그동안 교과서나 공상과학 장르에서만 볼 수 있던 실시간 화상 수업, 회의 등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인 2120년, 미래의 후손들이 올해를 바라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 대규모 전염병 판데믹과 이에 따른 갈등으로 점철된 ‘아시타비와 후안무치’의 한해로 평가할까 아니면 그 이면의 의의를 발견해 다음 세대의 발전을 준비하는 분기점으로 평가할까?

 

1920년은 20년 뒤 2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을 맞으면서 그림자가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2020년은 파국이 아닌 더 높은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서 조명할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도록 2021년의 순항을 기원한다.



출처 : https://psnews.co.kr/news/article.html?no=46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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